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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 금지 소식을 보며... 내 일상

"오장풍"이라 불리는 초등생 폭행 교사 이야기로 잠깐 시끄러웠고,
그 후 바로 서울시 교육감이 체벌을 금지한다는 발표가 나오고,
그로부터 두세달이 지났나? 마침내 서울시 전 초중고에서 체벌금지가 실시되었다는 반가운 뉴스가 들렸다.
그런데, 인터넷 게시판을 보니, 의외로 체벌금지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는 사실이 놀랍더군.

생각해보면, 8~90년도 중고등학생 시절 지극히 소심한 나도 폭력에 무감각해진 시절이기도 하다.
그래도 매로 맞는 것은 그려려니 하며, 기억도 잘 안나지만, 주먹으로 맞은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나에게 교사라는 직업에 편견을 심어준 교사에 대한 기억.

1. 초등학교 5학년때 부모없이 할머니와 사는 애가 있었다.
일반적인 조손가족처럼 집에서 학습지도같은 게 부족하다보니, 학습 이해도는 맨 뒤에 머물러 있었다. 즉 학습지진아.
그 할머니가 담임선생에게 직접 짠 털장갑을 선물했었는데, 교사왈 "다른 학생이 선물하면 잘 받겠는데, 그 애 할머니가 준 선물이라 받기가 부담스러웠다"고 말을 하더군. 그것도 모든 아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종례시간에...
그 말을 듣고 있던 그 친구의 얼굴이 벌게져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2. 초등학교 6학년.
평소에서 발차기 실력이 대단한 교사가 한명 있었다.
우리반 아이 한명을 발차기 교사가 주먹과 발길질로 소림사권법을 보여준 장면이 잊혀지지 않는다.
맞는 아이는 팔로 얼굴을 가리고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데도, 봐주기 전혀 없던 그 쿨한 모습.

3. 중학교 1학년때의 영어선생
선생이라는 명칭조차 쓰기 싫은 존재. 수업시간엔 항상 긴장감이 흘렀다.
조금만 이 교사의 기분을 거슬리는 사태가 벌어지면, 교실안은 주먹질이 난무하는 수업시간이었다.

4. 중1 교사들의 공식적인 샌드백이었던 친구.
같은 반에 임x훈라는 친구가 있었다. 정신연령이 조금 떨어진 친구였다.
집안 형편도 좋지 않은 편이었고, 특수학교로 보내라는 것도 부모가 사정하여 일반학교로 들어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패도 뒷탈이 없던 아이라 여겼던지, 유난히 많이 맞았다. 한두명 싸이코 교사가 아닌, 다른 과목 교사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5. 중2때, 국사수업중 잠깐 뒷자리애한테 뭘 물어보았다.
그걸 본 국사선생은 수업시간 딴짓한 벌로, 교실 뒤에 오토바이자세라는 벌을 섰고, 내 딴에 땀 뻘뻘흘리면 벌 서고 있는데, 팔이 직각이 안된다고 뺨따귀를 수차례 맞았다.

중,고등학교가 서울의 변두리에 있었다.
원래 사대문에 안에 있던 명문학교였다고 하는데, 전두환시절 강남개발하면서 학교가 사대문밖으로 밀려났다고 하였다.
그 이야기를 교사들은 질리도록 이야기 하면서, 변두리에 위치하는 학생들이 질이 정말 떨어진다고 "변두리 학생들"에게 말하며 화풀이 대상으로 여기던 교사들이 많았다.

물론, 그때의 그 교사딴에는 "사랑의 매"라고 착각할 지도 모르겠다.
내 기억속에 순간의 감정을 조절을 못해 폭력을 행사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한 교사는 고2때 지구과학 선생 한 명 뿐이었다.

요즘 교사라는 직업이 거의 전문직에 해당한다고들 하는데, 단순한 지식전달만이라면 학원강사와 다를바 없고, 아마 큰 부분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라 할텐데, 체벌없이는 학생들 지도를 못한다면 그게 무슨 전문가일까 싶다.
체벌금지가 교권의 붕괴면, "교권 = 학생들 체벌할 수 있는 권리"라는 뜻인지...

좋은 선생님도 일부 있었다.
하지만 좋은 선생님보다는 안좋은 선생이 더 많았던 개인적인 경험탓에 아버지가 교사이셨음에도 이런 편견이 생겼다.
앞으로는 좋은 선생님들이 "일부"가 아니, "대다수"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맞은 것 중 "사랑의 매"는 없었다.
때린 사람이 "사랑의 매"라고 주장한 들, 맞은 사람이 지나도 그렇게 안 받아들이면 안 그런 것이다.

덧글

  • 뽀다아빠 네모 2010/11/02 09:19 # 답글

    제가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매를 전혀들지 않는 3명의 선생님에게서 배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들. 선생님이 1년 내내, 매를 들지 않으니, 수업 시간 내내 떠들고 장난치고....공부가 전혀 안되더군요.

    중용을 지키는 것이 가장 좋을 듯한데요....참!
  • 언젠가는 2010/11/02 11:29 #

    괜찮은 선생님들을 만나셔서 다행이네요.
    다른 방법이 없어 체벌한다기보다는, 체벌이라는 아주 손쉬운 방법이 있는데, 굳이 다른 학습지도방법을 찾을 필요가 없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 DDAY189 2010/11/02 18:23 # 삭제 답글

    이번 오장풍 사건을 계기로해서 교육자 스스로가 반성의 목소리를 높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요. 체벌금지를 정한 후에 벌어진 사태로 체벌금지반대의 목소리만 높여진것 같아서 안타깝네요..
  • 와신상담 2010/11/02 18:36 #

    그러게요.. 버릇없는학생들도 문제가 많긴 하지만, 거기에 칭얼거리기만 하는 교사들이 더 문제인듯.. 어자피 겪어야할 단계라고 생각할수밖에요.
  • 언젠가는 2010/11/03 11:18 #

    뭐 점점 좋아지겠죠.
    수사기관에서 용의자 고문하는 것이 당연시 여기는 시절에도, 고문없이 어떻게 죄를 자백받느냐는 말이 나왔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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