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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잘한 일 내 일상

다음주 회사가 이사한다.
그래서 지난주부터 버릴 것들 정리하고 있다.

이사갈 사무실에는 책장을 두지 않기로 하여, 회사에 있는 책들은 다 버리기로 했다.
버릴 책들이 대략 200권정도. 대부분 개발서적이라 두께도 두껍고, 무게도 제법 나간다.
무게만 한 100kg은 거뜬이 넘지 않을까 싶더군.

그냥 건물의 분리수거칸으로 버릴까 하다가, 평소 불친절한 경비원들이 있는 건물관리실의 폐지 수입으로 들어가는게 영 마음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 낸게, 종이 줍는 할머니.

토요일 느즈막히 출근하면서, 폐지수거하는 할머니가 어디있나 찾아봤다.

마침 골목에 종이박스 정리하는 할머니가 보여, 사무실에 버릴 책이 제법 되니 가져가라고 말하자, 할머니 얼굴에 화색이 돌면서 나를 따라왔다.

사무실에 들어온 할머니는 버릴 책의 양을 보고 매우 고마와했다.
할아버지가 풍이 걸려 요즘 매우 궁한 사정이라는 이야기도 하면서, 오늘 자신이 재수가 참 좋은 것 같다고 하였다.

한번에 다 가져갈 수 양이 아니라 , 다시 오겠다고 하고 1차로 가지고 온 카트에 실을 수 있는 만큼 가득 싣고 갔다.
30분쯤 후 쪼금 젋은 할머니 한 분을 더 데려왔다.

새로운 할머니의 카트는 아주 큰 컸다. 바퀴도 공기가 주입되는 거라 이사짐센터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컸다.
처음 예상에 할머니가 적어도 5번은 왔다갔다 해야 책을 다 가져가지 않을까 했는데, 아주머니 카트와 할머니 카트에 다 실어지더군.
그럼에도 사람 가슴높이까지 쌓인 책을 보니, 저걸 한번에 운반이 가능할까 싶긴 하였다.

고맙다는 연신 말하는 할머니의 말에 뿌듯해져, 저 할머니 오늘 얼마나 벌었을까 하고 폐지 단가를 검색해봤다.
kg당 100원이 안되더군. 100kg이라치면 만원. 제법 큰 도움이 될거라 예상했는데,..

보통 폐지 줍는 할머니들이 하루종일 종이 주워서 버는게 기껏해야 1~2천원이라고 하는군.

뭔가 뿌듯한 일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약간 우울해진다.

덧글

  • 이쁜경호 2010/10/30 17:30 # 답글

    우리에겐 얼마 안 된다고 생각하는 만원이 아마도 그 할머니에게는 큰 돈이었을꺼야...^^
  • 언젠가는 2010/10/30 23:09 #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긴 하지. 하루 2천원씩 벌었다면 5일치를 한번에 벌었다보면 되니까..
    그래도 최저시급도 안되는 돈이 하루 벌이라하니, 안타깝긴 해.
  • coolcat 2010/10/30 22:40 # 답글

    가슴 아프군요. 하루종일 힘들게 일해서 몇 천원을 만진다니..... 저런 분들이 한둘이 아닐텐데.. 나이먹다 보니 남일이 아니네요.
  • 언젠가는 2010/10/30 23:12 #

    그러게요.. 게다가 요즘 "과도한 복지"라면서, 그나마 있는 복지정책마저 없애려드는 모습들과 중첩되니, 암울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 뽀다아빠 네모 2010/11/01 09:13 # 답글

    그래도 좋은 일 하셨네요....
    저희 회사도 10년 넘도록 안보는 책이 수두룩한데, 싹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 언젠가는 2010/11/02 11:25 #

    감사합니다..
    뽀다아빠네모님도 싹 버려셔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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