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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면허따기부터 연수, 혼자 운전하기까지 내 일상

남들 다 갖고 있는 장롱면허증도 없었던 아내.
결혼 초기, 운전 가르쳐주겠다고 해도 자기는 몰 일 없다고, 거부했었다.

애 데리고 여기저기 다니는게 힘들었는지, 올해 초 자기도 운전을 하겠다며 면허증 딸테니 돈을 달라했다.
면허 딸려면 돈도 많이 드는데..

면허따는 비용으로 백만원을 줬다.
가지고 있던 차가 수동이라, 수동을 배워, 수동면허를 따라고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을 신청했다.
그때부터 속으로 안절부절했다.
면허를 덜컥 따면, 바로 오토미션 자동차로 사달라고 할텐데 하면서..

그래도 겉으로는, '돈을 자그만치 100만원이나 들였는데도 면허 못 따면 소박'이라고 엄포를 놓아더니, 세상에 필기시험을 독서실에서 밤늦도록 공부해서 붙어버리더군.
실기 코스도 한번에 붙더니, 빨리 차를 준비하란다.

슬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중고장터에 적당한 100만원이하 중고차 물색에 들어갔다.

주행 실기는 한차례 떨어지고, 두번째 붙었다.

차 키를 주고, 잘 몰고 다니라고 하는데, 그냥은 못 몬다고, 운전 연습을 시켜달라는 거다.
부부끼리는 운전연습시켜주는 것 아니라고, 그냥 혼자 타고 다니라고 하는데도 졸라대 연습을 시켰다.

첫날은 주차장에서 차 가지고 나오는데서부터 벌벌 떨었고,
두번째날부터 주행시험보던 그 코스를 반복했다.
옆에서 별다른 말 없이 가만히 앉아있기만 했더니, 다른 사람들처럼 뭘 가르켜 달라거다. 
그래서 한 30여분, 
'악셀 더 밟아라, 브레이크 밟아라, 깜박이 넣고 끼어들어라, 차선 똑바로 가라, 왜 시킨대로 안하느냐'
이렇게 잔소리를 해 줬더니, 그새 삐져 씩씩대면서, 강사한테 연수를 받겠다고 하더군.
그리고, 세번째날인가 에버랜드까지 주행을 했었다.
시속 80km와, 도로 합류, 흐름대로 주행하지 못하는 것에 녹초가 다 되, 올 때는 포기를 외쳤다.

총 5일에 걸쳐 별도로 연수까지 받았다.

그리고 나서도 나의 이 피곤한 교육요청은 끊기질 않았다.
잔소리가 운전연습에 아무 도움이 안되는 것을 예전 내가 운전배울때 느꼈기 때문에, 생명의 위협에도 그냥 담담히 있었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기에, 조수석에는 없는 브레이크를 밟으로 하고, 손은 손잡이를 잡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더군.


"다른 차와 비슷한 속도로 가야 사고가 덜난다"
"돌발상황시 피하려고 하고 말고, 대물보험 3억 들어놨으니, 그냥 들이받아라"
"어차피 다른 차들이 알아서 다 피하니, 예측가능하도록 운전해라"

이렇게만 말하고, 그 다음부터는 그냥 조수석에서 그냥 길만 알려줬다.



- 이제 고속도로도 탈 수 있는 김여사

면허를 4월달에 따고, 이제 4개월째.
슬슬 운전을 하기에, 이제 수동 배우라고 하니까 싫다고 거부한다.
차 사줄 때만 해도, 운전연습용으로 6개월후 수동을 따야 한다고 말을 했는데도, 거부하는군.

그 동안, 사고좀 많이 칠 줄 알았는데, 의외로 
1. 주차장기둥에 문짝 긁은 것
2. 횡단보도 후진하가 보도 기둥 쓰러뜨린 것
3. 신호위반으로 7만원짜리 범칙금 낸 것
외에는 사고를 안쳤더군.


아내가 운전을 하게 되니 좋아진 점.
1. 운전하는게 피곤한 것임을 아주 쪼금 알게 됨.
2. 차가 움직이는데는 비싼 '기름'이란게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됨.
3. 도서관 예약 대출을 시킬 수 있어, 평일에도 책을 빌릴 수 있게 됨.
4. 딸래미 행사에 나는 안가도 됨.  그 전에는 단순한 운전수 역할로 실어 날라야 했음.

그나저나, 운전한지 4달밖에 안 됐으면서, 벌써부터 내 운전스타일에 대해 잔소리를 한다.


덧글

  • 지나가다 2010/08/10 22:22 # 삭제 답글

    가족들 운전연습시켜주면 잔소리하다 싸움나기 딱 좋죠. 저희누나 연습담당이 저였던지라 여전히 제가 옆에 타는걸 싫어합니다.ㅋㅋㅋ

    저희 누나 연습때 저와 아버지 둘이 초보가 오토몰면 운전중에 딴짓하다 사고난다, 처음 버릇을 잘들여야 안전운전한다 고로, 첫차는 무조건 수동!을 외치면서 수동인 형님차로 운전연습 시키고 차 살때도 수동으로 구해줬죠. 한동안 투덜거리더니 이젠 별 소리 없이 타고 다닙니다. 그래도 다음에 차살땐 오토로 산다고 하고있죠.

    확실히 운전대 잡았을때 잔소리하면 초보땐 방해되죠. 그래서 전 연습주행땐 별소리 안하다가 내린다음이나 평소에 잔소릴 했죠. 덕분에 잔소리꾼 타이틀은 획득했지만 안전운전에 대한 인식은 확실하게 심어줬으니 나쁜일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다만 아직도 차를 기계가 아니라 가전제품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남아있는건 좀 아쉽지만 계속 이야기 하다보니 조금씩 바뀌는것 같더군요.

    ...암튼 초보는 3년차까지가 제일 위험하다는데 사고없이 넘기기를 빌겠습니다.
  • 언젠가는 2010/08/12 08:55 #

    가르치기 힘들다는 누님에게 운전을 가르쳐 보셨군요..
    많이 고생하셨네요. ^^
    저도 아내가 처음처럼 계속 안전운전을 해야할텐데, 그냥 익숙해질까봐 좀 걱정이긴 합니다.
  • yemundang 2010/08/11 06:31 # 삭제 답글

    지금 초보운전 붙인거 떼셨나요? 뗄까 말까 고민할 때가 가장 위험.
    3개월째랑, 3년째 주의하셔야죠.
    저도 3개월쯤 지나고 사고 한번 난 담에.... 겁을 먹었던 기억이... ^^;;;;
    엇그제 접촉사고 나고나서 또 한번 겁을 먹었지만요.
    안전운전 하시길 바랄께요~ ^^
  • 언젠가는 2010/08/12 08:52 #

    사고가 가장 두렵기는 하죠.
    저도 이제 운전한지 10년째되는데, 아직도 사고날까 두렵긴 해요^^
  • 뽀다아빠 네모 2010/08/11 09:24 # 답글

    이 글을 읽으니 제 아내 운전면허 취득한 얘기가 생각나네여....트랙백 걸고 갑니다....ㅋㅋ
  • 언젠가는 2010/08/12 08:58 #

    공간지각능력이 뛰어나셨나 봐요^^
    잘 봤습니다.
  • 뽀다아빠 네모 2010/08/12 11:09 #

    감사합니다.^^
  • 어휴 2010/08/11 13:33 # 삭제 답글

    연수도 안 받고 남편한테 가르쳐 달라고 했다고요?
    연수비가 아까워요?
    저러니 김여사들이 사고를 내죠.
    철저히 연수 받지도 않은 채로 길가로 쏟아져 나오니들...쯧.
    자기 차만 고장나면 모르겠는데 남의 차나 인명은 어쩌려고.
  • 언젠가는 2010/08/12 08:49 #

    연수 안받고 하겠다고 했다가, 결국 연수는 받았어요.
    그런데, 연수 유무와 사고와는 별개인 듯 해요.
    차를 운전해보면 알겠지만, 김여사들이야 그냥 옆에서 보기 답답할 뿐이지,
    실제 사고는 난폭운전하는 남자들이 대부분 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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