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마추피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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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쓰기 20년차, 블로그 쓰기 7년차 내 일상

기억에 남는 광고 카피 중 하나가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이다.
저 문구 생각날 때마다 참 잘 지었다는 감탄이 든다.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일기를 매일매일 쓰고 있고, 블로그도 꾸준히 쓰고 있는 편이다.

사람이란게 뭔가 글을 쓰고 싶은게 기본적인 욕구인 것 같다.
그래서 낙서라는 것도 하는 것이겠고..

일기는 본래 초등학교 들어가면서부터 "일기숙제"라는 것으로 시작했었다.
그림일기라고 해서 쓰면 담임의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받았고, 잘 쓴 일기는 공개적으로 읽혀졌다.
요즘 초등학교도 이런 이상한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일기 확인하는 그런 과정만 없다면 좀 더 흥미를 가지고 썼을 것 같은데,..

자발적으로 쓰기 시작한 일기는 중학교때부터 였는데, 남아있는 것은 고1때부터의 기록만 남아있다.
고등학생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중학교때까지의 일기는 너무 손발이 오그라들어 태워버렸다.  아깝다.
그리고 고1때 처음 산 컴퓨터로, 그 때부터 아래아한글로 일기를 썼었다.
그게 90년부터니까, 이제 20년의 기록이 된 것이군.

일기를 가장 열심히 썼었던 시기는 군대에 있을 때다.
1년의 거의 1/4을 야외훈련장에서 보내던 터라, 컴퓨터로 작성하기는 녹록치 않았다.
규정상 왼쪽가슴주머니에 수첩을 소지하게 되었던 터라, 그 수첩에 틈 날때마다 썼었다.

일기라는게, 다른 사람에게는 보여주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쓰는 거라, 상당히 솔직하게 쓴다.
그래서 그때그때의 기분에 너무 솔직하여, 나 자신조차도 다시 보기 민망한 내용들도 있다.
읽다보면 손발이 오그라들곤 한다.  
왜 그때 이리도 생각이 짧고, 옹졸했었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이러한 이유로 일기는 막상 쓰면서도 예전 일기는 거의 들쳐보지않게 되더군.

블로그를 한창 해외출장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시작했다.
즉 여행기용이었다.
일기에다 써도 되지만, 일기는 내가 쓰고도 내가 잘 안보는 거 이기도 하고, 내가 쓴 글을 남이 한번쯤 봐 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 여행기를 썼었던 것 같다.

블로그를 쓰기 시작하면서 가장 두려운 게, 나를 잘 아는 사람이 내 블로그에 들어와 글을 읽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블로그라는게 남을 의식하고 쓰는거라, 실제 모습과는 괴리감이 좀 있기 때문이다.
굳이 나의 약점을 드러내지는 않으니까...
그래서 혹시나 나랑 같이 일하는 회사 동료들이 내 블로그를 보면서 비웃지나 않을까하는 염려가 있었다.
남들은 유명블로거, 파워블로거가 되고 싶다고도 하는데, 난 그 생각은 별로 없는 듯 하다.
블로그가 Weblog라는 것에서 시작한 것 처럼, 그냥 웹에 기록을 남기는 용도로만 쓰고 있다.
지난 블로그 글들을 읽어보면, 그냥 재밌는 수필 읽을 때 처럼 재밌더군. 
무엇보다 자기 검열을 하기 때문에, 일기처럼 다시 읽어도 손발이 오그라는 일이 없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지난 일기장을 열어봤다.  
12년전에는 내가  이런 생각을 하면 살았었구나..

1998년  11월 16일 월요일 흐림, 비
07시 13분.  
  새벽녘 천둥소리가 시끄럽더군.  
  쏟아지는 빗소리와 함께 조금 불안한 마음도 없지는 않았지만, 밖은 저렇게 쏟아지는데, 나는 방안에 아늑하게 이불속에 누워 있다는 생각에 행복했다.
  지휘통제기구 훈련을 하기 시작하려니, 머리가 아파지는군.  그런 짓을 어떻게 또 하고 있나?

13시 50분.  
  비 때문에 출동이 내일로 연기되었다.  
  역시나 상황보고때 대대장의 열변이 토해졌다.
  결국 난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기로 했다.  교환실의 난로 점검 일지때문에...
  그래 대대장한테는 내가 제일 만만하지..
  그래도, 비가 오니까 좋다.  빗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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