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아한글 1.0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컴퓨터 서적의 베스트셀러는 MSDOS 3.0 시리즈와 아래아한글사용법이었다.
컴퓨터 사용능력이 곧 아래아한글 사용능력이었던 시절이서, 단축키와 기능 많이 익혔던 듯 하였다.
설치하고 나면 샘플문서 폴더에 세벌식 사용에 대한 글이 하나 들어 있었다.
그 글을 보고나서, 세벌식타자기를 발명한 공병우박사 사무실로 세벌식 자판 스티커도 신청하여, 키보드에 붙이고, 세벌식으로 전환했다.
바꾼 이유는 세벌식이 한글창제원리에 맞다는 그때 당시로는 좀 애국심적인 이유가 있었던 듯 싶다.
두벌식이 자음과 모음 이 두개로 치는데 반해, 세벌식은 초성, 중성, 종성 이렇게 세개로 친다.
그래서 일단 한글이 치는데 숫자키와 특수키 자판까지도 모두 한글로 사용한다.
세벌식으로 치면서, 타이핑수가 많이 빨라졌다.
지금은 타이핑속도가 큰 자랑거리가 아니지만, 90년대 초만 해도 빨리 치는게 곧 컴퓨터 고수임을 나타내기도 했다.
과 PC실이나, 동아리방의 PC에는 기본적으로 한메타자교사가 설치(불법SW)되어 있었고, 심심하면 타이핑 연습하곤 했었다.
그때 게임 이름이 베네치아 였던 것 같다. 단어들이 내려오면 그걸 빨리 타이핑해서 없애는 것.
두벌식으로 분당 500타정도를 쳤었는데, 세벌식으로 바꾼후 900타 정도까지 올랐었다.
한메타자교사로 문장 최고속도 측정했을 때, 천타정도까지 기록을 남겨 한때 "신의 손"이라 불리기도 했다.
그에 대한 역효과로 선배나, 교수들 타이핑을 치는 일도 많았었지만...
이제껏 세벌식을 사용한 사람은 딱 두명을 봤는데,
대학동기인 김경호,
그리고 유티시절 동료 유성호씨.
이제껏 세벌식을 사용하면서 불편은 못 느꼈는데, 몇달전 구입한 장난감 S7이 불편함을 안겨준다.
작은 크기에 자판을 소화하려고 했는지, 두벌식 자판위주로 축소하여, 세벌식으로 제대로 타이핑을 할 수가 없다.
가장 큰 애로점은 스마트폰에서 내 비밀번호 입력이 힘들다는 점. 비밀번호를 세벌식자판으로 한글 치는 것으로 해 놓다보니, 머리가 아닌 손가락이 기억을 하고 있는 터라, 이거 자판 위치가 변경되면 입력이 힘들다..
태그 : 세벌식
덧글
요즘 유행하는 광고처럼 "세벌식이 참 좋은데, 뭐라 설명하기가.." 참 그렇죠..
열만 잘 보내세요.
성호씨도 절대 비주류에서 벗어나면 안되요.
추억의 이름...